교육&과학교육

창의지성교육과정을 위한 STEAM 수업의 이해 - 교원대 백성혜 교수님

다음민우 2013. 1. 30. 23:33

창의지성교육과정의 연계 방안 모색을 위한 '2013 경기융합형과학교육(STEAM) 심포지엄'


오랜만에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출장연수를 갔다온 것 같다.(이런 연수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첫 발표를 해주신 교원대 백성혜교수님의 강의가 매우 신선했다. 

뇌과학적 측면에서 창의성에 대해 설명하고, 또한 그동안 잘못 전해져온 아르키메데스의 일화에 대한 소개.

또한 평가에 대한 백성혜 교수님의 생각 또는 당부(?)

과학사와 과학철학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교수님의 강의를 더 듣고 싶었다.

정확히 교수님의 강의를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리차원에서 교수님이 표현을 빌리자면 내 기억 속에서 '편집'된 내용을 정리해본다.


우리는 배우거나 본 것을 정확히 기억해내는 것을 매우 중시하지만, 사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그런 것들은 컴퓨터와 같은 정보기기를 이용하면 더 잘 할 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은 무언가를 배우거나 익히는 가운데 다른 것들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간의 기억이 남아 있다면 우리가 어떠한 사실을 잊어버렸다는 것(기지감)을 느끼게 되는데, 사실을 잊어버렸어도 이러한 기지감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컴퓨터와는 다른 사람의 고유한 특성이다.


무언가를 기억해 내는 과정은 전두엽이 기억의 저장소인 측두엽에서 기억을 끄집어 내는 것이다. 측두엽에는 기억의 내용들이 100% 그대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편들이 편집되어 저장되어 있다. 

하지만 때로는 편집과정에서 측두엽이 전두엽이 요청하지 않아도 새로운 형태의 정보를 주기도 하는데, 이것을 우리는 "창의성"이라고 한다.


측두엽에 저장된 기억들은 사실 그대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화 되어 각각이 관계를 맺으며 저장되어 있다. 따라서 어떠한 새로운 것이 창조될 수 있으며, 결국 창의성이란 여러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 나오는 것이다.

또한 측두엽에 저장된 무언가를 끄집어 내기 위해서는 '비고츠키의 비계(scaffolding)'처럼 수준에 맞는 적절한 언어와 도움이 필요하며(?) 여기에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교수님이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얘길 하셨는데, 여기 부분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다.)


창의성은 외운 내용을 그대로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므로, 편집된 기억이 재구성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따라서 평가의 방향도 분명해진다. 배운 내용을 100% 그대로 끄집어 내어 평가하는 것은 굳이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다.

기억의 편집을 통해 무언가를 끄집어 내는 과정을, 그 내용을 평가해야 된다. 그게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이다. (이 부분도 잘 이해한 것인지...)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일화는 창의성의 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물이 넘치는 것을 가지고 아르키메데스가 부력에 대해 알아냈다는 사실은 후대에 다른 누군가에 의해 잘못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아르키메데스는 부피와 부력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실제 물이 넘치거나 부피가 늘어나는 방법을 사용하여 왕관의 부피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물이 가득한 통에 왕관을 넣으면 표면장력때문에 물이 넘치지도 않을 뿐더러, 넘친 양을 측정하는 것도 부정확하다. 또한 메스실린더처럼 좁은 병에 넓은 왕관을 넣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계산상 이물질이 섞인 왕관의 부피 변화량도 매우 작은 값이다.


창의성은 이때 발휘되었다. 실제 직면한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아르키메데스는 양팔저울을 이용하여 부피를 측정해냈고,

이 과정에서 아르키메데스는 그동안 알고 있었던 여러가지 지식의 단편들이 편집되어 부피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온 것이다.    



과학도 역시 절대적인 지식이 아니라 지식이 편집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지식이 편집되어 나오는 창의성이 매우 중요하다. 


STEAM 교육은 수학, 미술 등의 과목이 몇 분씩 나열되어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STEAM 수업이 여러 과목의 나열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뭔가 새로움이 느껴진 강의였다. 

수업내내 '만남'의 중요성이 느껴졌다. (이 수업을 듣게 된 것도 역시 '만남'이 ... ^^)

또한 글 내내 화두가 되었던 '창의성'도 남에게 공감받지 못하면 소용없으니 남들과 같이 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교육은 점점 진화되고 있다는 것..


정리가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정리해보니 '창의성'은 '문제 해결 능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좋은 내용은 많은데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지... 어찌되었든 이것들이 내 측두엽에 편집되어 기억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