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엔 중1 7단원에 나오는 알콜의 상태변화(끓는점 측정)실험을 하기위해 예비실험을 하였다.
지난 1학기에는 실험기구 및 시약, 소모품 등이 완비되지 않았고, 또 진도를 나가기 위해 수행평가 실험과 일부 시범실험 빼고는 실험을 하지 않아 아이들에게 쫌 미안하기도 했고... -_-;
2학기때에는 방학동안 정했던 실험 목록을 보며 꼭 해보자고 생각했기에..
실험은 간단(?)하다.
알콜을 중탕시키면서 온도변화를 살펴보고 알콜이 끓는점을 측정하여 상태변화시에는 끓는점이 일정하다는 것을 보여주면 되는 실험이다.
아래와 같이 실험장치를 세팅한 후 비커에 물을 붙고, 시험관엔 메탄올을 넣고 알콜램프를 켜고 핸드폰을 보면서 시간에 따른 온도변화를 측정하였다.
교과서에는 이상하게 시험관을 안쓰고 삼각플라스크를 사용하였고, 에탄올로 실험을 하라고 나왔다.
시험관 대신 크기가 큰 삼각플라스크를 사용시에는 시간도 오래걸릴 것 같고, 에탄올을 사용하면 메탄올보다 끓는 점이 높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살짝 실험을 바꿨다.
메탄올을 넣는데, 넣다보니 쫌 많이 들어갔다. 시험관의 3/4정도 들어간 듯 싶었다.
조용하고 나른함이 밀려오는 고요한 실험실에서 혼자 예비 실험을 하고 있으니 쫌 지루했다.
한 10여분쯤 되니까 물의 온도는 87도 부근, 메탄올은 74도까지 올라갔다. 원래 메탄올의 끓는 점은 64.65도(cf. 에탄올의 끓는점은 78.4도)인데, 끓지 않길래 연료용 메탄올을 사용하는 바람에 불순물이 많은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뻥! 소리와 함께 갑자기 시험관에서 메탄올이 튀어 나오면서 불이 확 붙었다. 그리고는 튀어나온 메탄올이 실험대 바닥에 떨어져서 그곳에 불이 붙어 있는 상태였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고 가슴이 철렁했다. 다행히 바닥에 떨어진 메탄올은 금방 타 없어져 불꽃도 금방 사라졌다.
하지만 시험관 위는 메탄올의 증기때문에 계속 불꽃이 있었다. 불꽃이 투명하여 잘 보이지 않아 더 위험했다.
우선 알콜램프를 끄고 시험관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젖은 걸래를 갖고와서 감쌌다.
겨우 시험관을 빼내고 온도계를 꺼냈는데, 온도계는 높은 온도로 인해 망가졌고 하나는 깨져버렸다.
시험관도 윗부분에 금이 가 있었다.
예비실험을 아이들이랑 했다면... -_-;;;;
천만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도 온도계 눈금을 읽는다고 얼굴을 가까이 했었더라면 크게 화상을 입을 뻔 한 상황이었다.
아찔하더군...
순간 교과서에서 왜 삼각플라스크를 사용하고, 알콜을 에탄올을 사용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예전에 내려온 실험실 안전수칙을 보니 발화성 물질에 메탄올이 있었는데, 무식하게 메탄올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리고 시험관은 크기가 작아 돌비현상(갑자기 끓어 오르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끓임쪽도 안넣고 가열을 하는 무식함까지! (사실, 끓임쪽을 사지 않아서...)
예전 과교론 들었을때 교과서 실험이 엉터리인 것이 많다고 하였지만, 우리 교과서(지학사) 실험은 정말 제대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큰 것이 지나간듯 해서 주섬주섬 실험실을 정리하고 교무실로 내려왔다.
생각할수록 위험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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